홈베이킹34 고구마 생크림 케이크 (스펀지케이크, 고구마필링, 아이싱) 가을이 오면 괜히 고구마가 생각납니다. 길 가다 군고구마 냄새에 발걸음이 느려지고, 마트에 들어가면 손이 먼저 고구마 코너로 가는 계절이죠. 저는 이 고구마를 그냥 쪄서 먹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케이크로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시중에 파는 고구마 케이크가 늘 한 가지 맛만 나서 심심하다고 느꼈던 게 결정적인 이유였습니다. 고구마 특유의 단맛과 불맛, 그리고 크림의 부드러움이 한 번에 느껴지는 케이크를 만들기까지 꽤 여러 번 시도했는데, 그 과정을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스펀지케이크, 기포 관리가 전부입니다스펀지케이크를 처음 만들 때 가장 많이 실패하는 지점이 바로 공립법(共立法) 단계입니다. 공립법이란 달걀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하지 않고 전란을 함께 거품 올리는 방식으로, 별립법과 달리 기포의 안정.. 2026. 9. 5. 티그레 만들기 (브라운버터, 가나슈, 4가지맛) 반죽 하나로 네 가지 맛을 동시에 완성할 수 있다는 게 티그레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윗면 가운데 옴폭 파인 홈에 가나슈를 채워 넣기만 하면 오리지널, 말차, 황치즈, 얼그레이가 한 번에 완성되거든요. 처음 이 구조를 알았을 때 "이거면 파티 디저트로 딱이겠다" 싶었습니다. 한입 크기라 커피나 차 곁들이기에도 부담이 없고요.브라운버터, 언제 불 끄느냐가 전부입니다티그레 반죽의 핵심은 브라운버터(Beurre Noisette)입니다. 브라운버터란 버터 속 유고형분이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키며 갈색으로 변하는 것인데, 쉽게 말해 버터를 일부러 태워 고소하고 깊은 풍미를 끌어내는 기법입니다. 헤이즐넛 향이 난다고 해서 프랑스어로 '헤이즐넛 버터'라고도 부릅니다.제가 처음 브라운버터를 만들다 실패했을 때의 이야기를.. 2026. 9. 1. 딸기 파블로바 (머랭 건조, 방수처리, 크림 필링) 여름이 되면 한 번쯤 파블로바가 떠오릅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마시멜로처럼 쫀득한 그 식감이 자꾸 생각나거든요. 문제는 한국의 고온다습한 여름 날씨가 머랭과는 정반대의 환경이라는 점입니다. 제가 직접 여러 번 만들어보면서 실패도 겪고, 나름의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알게 된 것들을 정리해 봤습니다.머랭 굽기 — 온도와 건조의 과학파블로바의 핵심은 머랭(meringue)입니다. 머랭이란 달걀흰자에 설탕을 넣고 거품을 올린 뒤 낮은 온도에서 수분을 날려 굳히는 과정을 말합니다. 굽는다기보다 말리는 것에 가깝습니다.온도 선택이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일반적으로 100~120°C에서 구우라는 레시피를 많이 접하게 되는데, 제 경험상 이 온도에서는 겉면에 살짝 색이 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색이 중요하지 않다면 .. 2026. 8. 31. 구겔호프 초콜릿 케이크 (오븐예열, 크림화, 머랭) 솔직히 말하면, 저는 제과를 처음 배울 때 오븐 예열의 중요성을 제대로 몰랐습니다. 반죽을 다 만들어 놓고 오븐 온도가 오르길 멍하니 기다리다가, 공들여 올린 거품이 죽는 걸 지켜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이 구겔호프 초콜릿 케이크는 그 실수들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쌓아온 노하우가 그대로 담긴 레시피입니다. 크림화, 머랭 배합, 가나슈 온도까지 — 어디서 실패하는지 알고 나면 오히려 만들기 어렵지 않은 케이크입니다.오븐 예열과 틀 준비, 반죽 전에 끝내야 하는 이유제가 초보일 때 가장 많이 저지른 실수가 바로 오븐을 나중에 켜는 것이었습니다. 제과 반죽은 생각보다 빨리 완성되는데, 오븐 온도가 목표치에 도달하려면 최소 20분 이상이 걸립니다. 반죽을 다 해놓고 기다리는 그 몇 분 사이에 머랭 거품이 .. 2026. 8. 29. 멜론 케이크 (무스케이크, 마스카포네, 글레이즈) 멜론을 통째로 틀 삼아 만드는 케이크가 있습니다. 멜론 과육을 직접 갈아 만든 무스층과 생크림층을 하나로 합친 구조인데, 자르기 전까지는 그냥 멜론 한 통처럼 보입니다. 제가 처음 이 방식을 접했을 때 솔직히 "이게 케이크가 맞나?" 싶었는데, 막상 만들어보고 나서는 여름 디저트에 이만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멜론을 통째로 쓰는 케이크, 어떤 구조인가이 케이크의 핵심은 멜론 자체를 무스케이크 틀로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멜론을 반으로 잘라 씨를 제거하고 속을 파낸 뒤, 그 안에 멜론 무스(Mousse)를 채워 굳힙니다. 여기서 무스란 생크림이나 젤라틴을 이용해 공기를 품은 상태로 굳힌 가벼운 크림 디저트를 의미합니다. 무스 특유의 부드럽고 경쾌한 식감이 멜론의 수분감과 잘 맞아떨어집니다.구조를 구체.. 2026. 8. 27. 초콜릿 케이크 (시트 숙성, 가나슈 크림, 드립 장식) 가나슈 크림을 샌드한 초콜릿 케이크는 일반 초콜릿 생크림 케이크보다 훨씬 진하고 묵직한 풍미가 납니다. 처음 이걸 직접 만들어봤을 때, 단순히 재료만 바꿨을 뿐인데 결과물의 농도 차이가 이렇게 크다는 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시트 숙성과 커버춰 초콜릿이 맛을 결정한다이 케이크에서 핵심은 재료 하나가 아니라 과정 전체입니다. 그중에서도 두 가지가 결정적이었는데, 다크 커버춰 초콜릿의 선택과 시트 숙성이었습니다. 커버춰 초콜릿(Couverture Chocolate)이란 카카오 버터 함량이 일반 제과용 초콜릿보다 높은 고품질 초콜릿으로, 쉽게 말해 녹였을 때 흐름성이 좋고 굳었을 때 광택이 살아있는 전문가용 초콜릿입니다. 마트에서 파는 판 초콜릿과는 향과 농도에서 차이가 납니다.시트 배합에서도 눈에 띄는 .. 2026. 8. 26. 이전 1 2 3 4 ···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