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집에서 만드는 츄러스 (슈반죽, 호화, 튀김온도)

by 합격이 2026. 8. 10.

츄러스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 츄러스를 집에서 만들었을 때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놀이공원에서 사 먹던 그 바삭하고 쫀쫀한 맛을 생각하며 도전했는데, 반죽이 너무 질어버리고 튀기는 과정도 생각보다 훨씬 고됐습니다. 그 실패 이후로 몇 가지를 달리 해봤고, 어디서 어떻게 틀렸는지 이제야 좀 알 것 같습니다.

슈반죽과 츄러스 반죽, 뭐가 다를까

츄러스는 슈 반죽(Choux Pastry)을 기름에 튀겨 만드는 과자입니다. 여기서 슈 반죽이란 버터와 물을 끓인 뒤 밀가루를 넣어 익히고 계란을 섞어 완성하는 반죽으로, 굽거나 튀기면 속이 비는 특유의 식감을 만들어냅니다. 에클레어나 크림퍼프도 이 반죽을 씁니다.

일반적으로 슈 반죽과 츄러스 반죽은 거의 같다고 알려져 있는데, 제 경험상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슈는 반죽을 불에서 내린 뒤 계란을 조금씩 넣어가며 농도를 확인하고 오븐에 굽습니다. 반면 츄러스는 계란을 다 넣어 섞은 후에 다시 불 위에 올려 추가로 익히는 공정이 들어갑니다. 이 과정에서 반죽 내부 온도가 110도까지 올라가야 하는데, 수분이 많아서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립니다. 양이 많을수록 약불에서 천천히, 열이 골고루 전달되도록 계속 저어줘야 합니다.

호화(Gelatinization)가 이 반죽의 핵심입니다. 호화란 밀가루 속 전분이 열과 수분을 만나 팽창하고 점성을 갖는 상태로 변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반죽이 기름 속에서 모양을 잡고 바삭하게 튀겨집니다. 냄비 바닥에 얇은 막이 생기는 시점이 호화가 완료됐다는 신호인데, 저는 처음에 이 타이밍을 놓쳐서 수분이 덜 날아간 반죽을 짜는 실수를 했습니다. 반죽을 한쪽으로 몰아 굴렸을 때 데구르르 굴러가면 됩니다.

짜는 순서와 냉동 공정이 모양을 결정한다

반죽이 완성됐다면 다음은 성형입니다. 별깍지를 낀 짤주머니에 반죽을 채우고 원하는 형태로 짜주면 됩니다. 여기서 별깍지(Star Tip)란 끝부분이 별 모양으로 뚫린 짤주머니 노즐로, 츄러스 특유의 골진 표면을 만들어주는 도구입니다. 이 골 덕분에 표면적이 넓어져 시나몬 설탕이 더 잘 달라붙고 바삭한 식감도 살아납니다.

츄러스 반죽은 생각보다 꽤 되직합니다. 처음 짜볼 때 힘을 얼마나 줘야 하는지 몰라서 반죽을 서로 붙여서 짰는데, 튀기고 나니 이어진 부분이 뭉쳐서 모양이 엉망이 됐습니다. 반죽과 반죽 사이에 약간의 간격을 두고 짜야 튀긴 후 모양이 훨씬 예쁘게 나옵니다.

짜고 난 반죽은 냉동실에 최소 1시간 이상 얼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냉동을 하는 이유는 기름에 넣었을 때 반죽이 퍼지지 않고 형태를 유지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이 단계를 한 번 건너뛴 적이 있는데, 기름에 넣자마자 반죽이 흐물하게 풀려버렸습니다. 귀찮더라도 이 과정은 꼭 거쳐야 합니다. 원형 모양으로 짤 경우에는 유산지 위에 짠 뒤 냉동하고, 그대로 기름에 넣으면 됩니다.

튀김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기름 온도는 170~180도 사이를 유지할 것
  • 반죽을 넣을 때는 강불로 올려 온도 하락을 최소화할 것
  • 앞뒤로 뒤집어가며 3~5분 튀겨 골고루 황금빛이 나도록 할 것
  • 건진 뒤 식힘망에 올려 기름을 뺀 후 시나몬 설탕을 묻힐 것

튀김유 선택, 식용유만으로 충분할까

튀김유 선택에 대해서도 한 가지 검증해보고 싶었던 부분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는 식용유만 사용하면 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저는 식용유 단독으로 튀겼을 때와 쇼트닝(Shortening)을 1:1로 섞어 튀겼을 때의 차이가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습니다. 쇼트닝이란 식물성 유지를 수소화하여 고체 상태로 만든 유지로, 빵이나 과자에 바삭한 식감을 더해주는 목적으로 제과제빵에서 흔히 쓰입니다.

현재 제가 직접 둘 다 비교해보지는 못했지만, 제과 업계에서 튀김 과자에 쇼트닝을 혼합하는 것은 안정적인 튀김 온도 유지와 바삭함 향상을 위해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식품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유지의 발연점과 산화 안정성이 튀김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혼합유를 사용할 경우 단일 식용유 대비 식감 개선 효과가 확인된 사례가 있습니다(출처: 한국식품연구원).

시나몬 파우더(Cinnamon Powder)를 설탕에 섞는 비율도 취향에 따라 달라집니다. 시나몬 파우더란 계피를 건조 분쇄한 향신료로, 과자에 뿌렸을 때 특유의 달콤하고 스파이시한 향을 냅니다. 시나몬 향이 약한 분은 설탕 10에 시나몬 1 정도로, 향을 좋아하신다면 5:1 비율까지 올려도 잘 어울립니다. 가나슈(Ganache)에 찍어 먹으면 더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는데, 가나슈란 초콜릿과 생크림을 1:1 비율로 녹여 만든 소스로 진하고 부드러운 초콜릿 풍미를 더해줍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에 따르면 시나몬의 주요 성분인 쿠마린은 과다 섭취 시 간 독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하루 섭취량에 주의가 필요합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집에서 만든 츄러스는 놀이공원 간식과 완전히 같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호화 완료 시점을 제대로 잡고, 냉동 공정을 건너뛰지 않으며, 기름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이 세 가지만 챙겨도 결과물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동그란 형태로 짜면 하나씩 집어 먹는 재미도 있어서 아이들 간식으로도 좋습니다. 한 번 실패했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다시 도전해보시길 권합니다. 반죽의 완성 신호만 익히면 생각보다 재미있는 작업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iyCSfrW6J_A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