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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차 마카롱 (마카로나주, 건조, 말차 버터크림)

by 합격이 2026. 7. 30.

말차 마카롱

마카롱을 처음 만들어 본 날, 반죽은 퍼지고 꼬끄는 쭈글거렸습니다. 마카롱은 베이킹 중에서도 실패율이 유독 높은 제품으로, 반죽 농도와 건조 시간, 오븐 온도 세 가지가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오늘은 말차 마카롱을 만들면서 제가 직접 겪은 시행착오와 함께 핵심 포인트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마카로나주, 얼마나 해야 적당한 걸까요

마카롱을 만들 때 가장 어렵다고 느끼는 단계가 어디냐고 묻는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마카로나주라고 답합니다. 마카로나주(macaronage)란 아몬드가루와 슈가파우더를 섞은 반죽을 넓게 펴고 다시 한 덩어리로 모으는 작업을 반복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머랭의 기포를 적절히 줄이고 반죽에 윤기와 점성을 만들어 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문제는 정답이 없다는 점입니다. 제가 직접 수십 번 만들어 보니, 날씨와 습도에 따라 적정 횟수가 달라지고 심지어 같은 날이라도 아몬드가루의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달랐습니다. 마카로나주를 덜 하면 반죽이 거칠게 짜지고 꼬끄 표면에 기포 자국이 남습니다. 반대로 너무 많이 하면 반죽이 지나치게 묽어져서 표면에 얼룩이나 불규칙한 무늬가 생깁니다.

적정 농도의 기준은 반죽을 주걱으로 들어 올렸을 때 끊어지지 않고 무겁게 리본처럼 흘러내리는 상태입니다. 리본처럼 흘러내린다는 표현이 처음엔 모호하게 느껴졌는데, 직접 반복하다 보면 그 감각이 손에 익기 시작합니다. 마카로나주만큼은 레시피를 아무리 읽어도 결국 몸으로 익혀야 하는 기술이라는 것을 솔직히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레시피의 재료 비율은 아몬드가루 50g, 슈가파우더 48g, 말차가루 3g이며 가루류는 반드시 두 번 체에 내려야 합니다. 여기에 흰자 50g과 설탕 60g을 중탕으로 녹인 뒤 단단한 머랭을 만들고, 가루를 두 번에 나누어 넣은 뒤 마카로나주를 진행합니다. 제가 사용한 믹서 속도는 5단 기준 4단이었고, 이 속도에서 만든 머랭이 반죽 안정성에 도움이 된다고 느꼈습니다.

건조 단계, 여름엔 이게 진짜 문제입니다

마카로나주가 끝났다고 끝이 아닙니다. 오히려 건조 단계가 마카롱의 성패를 가르는 두 번째 관문입니다. 건조(skin formation)란 짜낸 반죽의 표면에 얇은 막이 형성될 때까지 실온에서 기다리는 과정입니다. 이 막이 제대로 형성되어야 오븐에서 열을 받았을 때 옆면이 터지지 않고 예쁘게 피에(pied)가 올라옵니다. 피에란 마카롱 꼬끄의 아랫부분에 생기는 레이스 모양의 테두리로, 잘 만들어진 마카롱의 상징 같은 부분입니다.

건조 기준은 손가락으로 표면을 가볍게 건드렸을 때 반죽이 묻어나지 않는 상태이며, 보통 30분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그런데 이게 계절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제 경험상 겨울에는 30분 안에도 충분히 마르는 반죽이 여름 장마철에는 2시간이 지나도 마르지 않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한국의 여름 평균 습도는 70~80%에 달하는 날이 빈번합니다(출처: 기상청). 이 습도 수치가 마카롱 건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습기가 높으면 반죽 표면의 수분이 날아가지 못하고 막 형성이 늦어지거나 아예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 오는 날은 말 그대로 최악의 조건이고, 저도 그런 날은 가능하면 마카롱 작업을 피합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항상 궁금한 것이 있었습니다. 마카롱 전문점에서는 이런 날씨에 어떻게 대응할까요? 아마도 제습기를 상시 가동하거나 건조 전용 공간의 온습도를 일정하게 제어하는 방식을 쓸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 가정에서는 에어컨을 틀거나 선풍기로 바람을 살짝 쐬어 주는 방법이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팬닝 시에는 반죽 간격을 넉넉하게 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바닥을 두드려 반죽을 평평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반죽이 옆으로 퍼지기 때문에 미리 간격을 여유 있게 잡아야 합니다. 제가 처음엔 이 부분을 간과하고 촘촘하게 짜서 이웃한 꼬끄끼리 붙어버리는 실수를 여러 번 했습니다.

오븐 온도 설정, 이것만큼은 주의하세요

건조가 끝나면 드디어 굽기 단계입니다. 일반적으로 150°C(300°F) 내외에서 굽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오븐마다 체감 온도가 다르기 때문에 130~150°C 사이에서 자신의 오븐에 맞는 온도를 찾아야 합니다.

오랫동안 굽거나 온도가 높으면 꼬끄에 구움색이 생깁니다. 특히 이번처럼 말차가루가 들어간 연한 녹색 꼬끄는 조금만 과하게 구워도 색이 탁해져서 시각적으로 손해를 봅니다. 제가 직접 여러 번 구워보면서 느낀 것은 마카롱은 조금 덜 구워진다 싶을 때 꺼내는 편이 안전하다는 것입니다. 식으면서 잔열로 어느 정도 마무리되기 때문입니다.

베이킹 과학 측면에서 보면, 마카롱 꼬끄가 잘 구워지려면 내부 수분이 적절히 증발하면서 구조가 잡혀야 합니다(출처: 한국식품과학회). 너무 빠르게 높은 열을 가하면 겉만 굳고 속이 빈 공동 현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반대로 너무 낮은 온도에서 오래 구우면 피에가 충분히 형성되기 전에 겉이 먼저 굳어버릴 수 있습니다.

마카롱 굽기에서 주의할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오븐은 반드시 미리 예열해 둘 것
  • 꼬끄 크기가 작을수록 온도를 약간 낮게, 시간을 짧게 조정할 것
  • 구움색이 나기 시작하면 즉시 꺼낼 것
  • 오븐에서 꺼낸 후 완전히 식힌 뒤 시트에서 분리할 것

이 네 가지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실패율이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말차 버터크림, 조합이 생각보다 훌륭합니다

꼬끄가 완성됐다면 절반은 끝난 겁니다. 이제 크림 차례인데, 이번에 사용한 것은 파타봄브(pâte à bombe) 방식의 말차 버터크림입니다. 파타봄브란 끓인 설탕 시럽을 달걀노른자에 조금씩 부으며 휘핑하여 기저 크림을 만드는 방식으로, 완성된 버터크림이 가볍고 부드러운 질감을 갖도록 도와줍니다.

설탕 55g과 물 16g을 약불에서 끓이고, 노른자 2개에 조금씩 부으며 계속 섞습니다. 충분히 식힌 뒤 연한 노란색이 될 때까지 휘핑하고, 실온의 무염버터 90g을 세 번에 나눠 넣으며 섞습니다. 버터를 한꺼번에 넣으면 분리될 수 있으니 반드시 나눠 넣어야 합니다.

말차가루 5g은 크림 일부를 먼저 덜어 섞은 뒤 전체와 합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이렇게 하면 말차가루가 뭉치지 않고 균일하게 섞입니다. 완성된 크림은 제 표현으로는 말차 아이스크림에 가장 가까운 맛이었고, 쫀득한 꼬끄와 만났을 때 텍스쳐 대비가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크림은 버터크림 외에도 가나슈를 사용해도 됩니다. 가나슈(ganache)란 초콜릿과 생크림을 일정 비율로 혼합하여 만드는 크림으로, 버터크림보다 묵직하고 진한 풍미를 원할 때 적합합니다. 크림을 채운 마카롱은 냉장고에서 최소 2시간, 가능하면 하룻밤 숙성시켜야 꼬끄와 크림이 서로 어우러지면서 제대로 된 마카롱 식감이 완성됩니다.

마카롱은 만들수록 실패가 줄어드는 제품이 분명히 맞습니다. 저도 쭈글한 꼬끄, 속이 빈 꼬끄, 밑면이 움푹 파인 꼬끄를 수도 없이 경험했고 그때마다 조금씩 감이 쌓였습니다. 처음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레시피를 탓하기보다 마카로나주와 건조 시간을 먼저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 두 가지가 잡히면 나머지는 생각보다 빠르게 따라옵니다. 한 번쯤 직접 만들어 보고 싶은 분이라면, 건조한 날씨를 골라 소량으로 먼저 시도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5lqotmZa-x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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